부산에 왔다. 본 목적은 친구들과의 여행이었다. 그 김에 엄마가 부탁한 오빠 물건들 좀 챙겨주고. 미성년자들끼리 여행은 무슨 여행이야, 하는 걱정은 친구들 중 하나의 어머님이 깔끔하게 해결해 주셨다. 아 지수 어머니~ 저 수연이 엄마에요. 제가 잘 데려갔다가 잘 데려올게요. 엄마들끼리도 친했기에 전화 한 통으로 상황이 간단히 정리됐다. 숙소에 교통편에 뭐에...
상호는 체육관 밖 화단에 걸터앉아 있다. 내내 따뜻하던 지난겨울에 불평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 봄의 시작이라는 3월이 되면서 영하로 떨어진 기온은 다시 오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가 앉아있는 화단에도 뜬금없이 내린 눈이 얇게 막을 치듯 쌓여있었다. 내쉬는 대로 뿌옇게 이는 입김에 바람이라도 차게 불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상호는 천천히 숨을 골랐...
한번이 어렵지 두번이 어렵나. 라고 하기에는 정말 어려웠다. 팀 전체의 성장에 더해 세기말급 요행과 천운이 따라준 결과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그간의 경험으로 체력적 문제를 실감한 기상호는 죽어라 트랙을 달렸다. 기상호는 뛰었다. 개처럼 뛰었다. 기상호. 그리고 개. 벌어진 입에서 단내가 나고 땀이 줄줄 흘러 체육복을 흠뻑 적시도록 뛰었다. 결국 트랙 ...
※ 이탤릭체는 영어 대화입니다. * 둘의 첫 만남은 누군가의 홈파티였다. 평소 같으면 파티에 잘 참석하지 않는 지수지만, 핑계를 댈 오빠도 때마침 훈련으로 집을 비웠다. 그걸 알고 있는 농구부 광팬 수지가 오빠도 없는데 안 갈 이유도 없지 않느냐며 지수를 꾸며주었고, 눈 깜빡하니 어느새 제니퍼의 집 쇼파에 어색하게 앉아 있었다. “크리스틴, 데킬라? ...
*<파랑波浪에게>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곁들여 읽으시면 더 재밌을 거 같습니다. "사탕을 빨아 먹는 거랑 깨물어 먹는 거의 차이가 뭔지 아나?" "뭔데?" "누군가는 그걸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거고, 누군가는 그 순간을 만끽하고 싶은 기다." "넌 어떤 쪽인데?" "글쎄, 아마도 내는…….“ 성지수가 기상호를 만난 건 제 오빠인 준...
교수님의 조분조분한 목소리가 햇빛과 함께 나른하게 퍼지는 강의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왼쪽 대각선 뒤. cm로는 100cm 정도, 1m쯤 되는 거리. 그 곳에는 언제나 친구인지, 오빠인지 알 수 없는 네가 앉아있다. 지금, 우리 사이는 ( 1m ) *** 어느 동화에선가 예쁜 아기를 가지고 싶었던 왕비님은 그렇게 빌었다고 했다. 눈처럼 하얀 피부, 흑단...
공태성. 방년 20세. 열일곱에 농구판 뛰어들어 대충 3년 반만에 농구 명문이라는 서교대를 들어왔다. 물론 실력도 실력이고 체력도 체력인데다, 내도록 이 길 걸어온 이들과는 센스의 차이가 있기에 3학년에라도 주전 자리 먹으면 다행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랴. 벤치일지언정 어쨌든 서교대학교 농구부 타이틀을 가진건데. 쬐금 아쉽긴 해도, 그간 고교리그 ...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이다. 그렇지만 아무 사이도 아인 것도 아이다. 그럼 우린 도대체 무슨 사이인데? 학원을 빠졌다. “영어 가기 전에 쫌만 쉬었다 갈까...” 하고싶은게 뭔지 모르니까, 공부를 잘 하면 나중에라도 그걸 찾았을 때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지금 다른데에 정신이 팔렸다가 정작 필요할 때 아무것도 못하긴 싫었다.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서 노는 것...
※ 이 글의 시점은 쌍용기가 끝나고 태성과 은재가 연애를 시작한 시점입니다. * 이 모든 일은, “햄, 은재 누나 소각장에 가는 거 같던데?” 라는 정희찬의 한마디로 시작됐다. 사건의 발단은 방전된 태성의 핸드폰이었다. 끝나자마자 체육관으로 튀어오라는 코치님의 카톡에 단톡방 전원이-심지어 감독님까지 답장을 남겼다.- 대답했건만 오직 태성만 대답을 ...
*<파란波瀾에게>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곁들여 읽으시면 더 재밌을 거 같습니다. ① 안녕하세요. 서은재입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아마 무사하리라 생각합니다. 오래간만에 타이핑을 하려니 손이 굳어서 잘 움직이질 않네요. 음성 인식을 시켜볼까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제가 사투리가 억세 글을 읽고 ...
“... 안아주까?” “... 뭐라노, 문디가.” “와? 니는 그랬는데 내는 그라믄 안 되나.” 수능 전날, 시험장이 될 학교를 청소하느라 온갖 난리가 벌어졌던 분주함이 무색하도록 조용해진 빈 교실에 두 사람의 목소리만이 남았다. *** “은재, 엄마가 안아주까?” “응, 움마. 내 안아도.” 그것은 서은재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불안할 때, 힘들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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